호주에서 술을 너무 마시면! 해장하기가 힘이 든다. 친구라서 참을수밖에.

Posted by Hey,dude!
2011. 2. 7. 18:39 여행 Season 2/호주(Austr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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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일.

팜롯지 (Farm lodge; Backpackers의 개념. 일자리도 알아봐준다.) 로 거처를 옮긴지 3일정도가 지났다.

친구는 술을 좋아한다. 잘 마신다고 자부심까지 느낀다.

 

오후 4시.

같은 방에서 지내는 형이 맥주를 권해서 우리는 베이컨에 고추장을 안주삼아 맥주를 한잔 했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함께 지내는 형 역시 술을 좋아한다고 한다. 맥주가 모자라서 JimBeam 이라는 37도의 위스키를 꺼내서 마시게 되었다. 목이 타들어가는 것 같다.

 

저녁 7시. 라면에 밥을 말아먹었다. 안주겸 저녁으로. 술자리는 계속 되고있다.

 

저녁 8시 30분 경.

술을 잘 마신다고 자부하던 내 친구가 어느새 혀가 꼬이고 술주정을 시작한다. 그래. 거기까지는 좋다. 술을 마셨으면 주정은 할 수 있는거니까.

 

밤 9시경.

이야기 도중에 갑자기 친구가 성큼성큼 타이완 여자들 쪽으로 걸어간다. 타이완 여자들은 영문도 모른 체 내 친구를 바라보고, 친구는 옆에서 술 취한 기름진 눈빛으로 타이완 여자를 바라보며 비틀거리고,,, 나는 어이가 없어서 멀찍이 서서 바라보았다. 사실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하기도 했다.

잠시 후. 타이완 여자가 도움을 요청한다. 다가가서 미안하다고, 친구가 술을 많이 마셔서 그렇다고 자초지정을 설명했다. 친구를 방으로 데려와 침대에 눕혔다. 친구가 잠을 잔다.

 

그래. 거기까진 괜찮았다. 누구나 술을 마시면 실수를 할 순 있는거니깐.

 

새벽 1시.

같은 방 형이 거의 반 고함을 치면서 내 친구를 깨운다. 그 바람에 나도 잠이 깼는데 친구의 침대에 안주가 가득하다. 라면, 땅콩, 과자, 밥, 라면국물 등. 뱃속에서 나온 것 같다. 그렇다. 자면서 토를 했다.

짜증이 밀려온다. 나는 친구를 샤워실로 끌고가서 뒷수습을 한다. 토사물로 인한 썩은 냄새가 나는 이불을 빨고, 친구의 팬티, 바지, 양말을 빨고, 그 사이 친구는 비틀비틀대며 샤워를 한다.

토사물이 가득한 이불을 손빨래 하고 있는데, 옆칸 샤워실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난다. 가서 보니 친구가 샤워를 하다가 자빠져서 알몸으로 흐느적거리고 있다. 샤워는 다 했다고 하는데 머리카락에 토가 그대로 묻어있다.

,,, 열이 받지만 참아야한다. 머리를 감기고 샤워를 다 시키고 나니 친구가 속이 안 좋다고 한다. 옆에 있는 변기로 친구를 옮기고 나는 빨래를 마무리 하고 빨랫줄에 이불을 걸어놓았다. 다시 샤워실로 돌아가 보니 친구는 변기를 안고 자고있다.

새벽 2시.

친구를 도저히 다시 침대로 데려갈 수가 없다. 침대도 2층인데다가 매트리스도 다 젖었다. 그래서 주방으로 데려가 소파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줬다.

소파에 토를 할까봐 새벽 4시정도까지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면서 친구를 감시한다. 이젠 괜찮은 것 같다. 나는 도로 방에 들어가서 잠을 청하려고 했는데 방 안에 토 냄새가 작렬이다. 후......................

오늘 아침. 숙취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 토도 수차례 한다.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말했을 땐 친구를 때리고 싶었다.

 

해외에서는 해장국 한 그릇 사먹을 수가 없기 때문에 숙취해소가 힘들다. 어떤 현지인은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낫는다고 하고, 어떤 이는 칠리소스에 빵을 찍어먹으면 낫는다는 사람도 있는데 둘다 별로인 것 같다. 한국 사람에겐 술 마신 다음날엔 해장국, 북어국, 콩나물 국 같은 것들이 최고다. 한인 커뮤니티가 활성화 된 곳엔 해장국 집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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