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워킹홀리데이 이 두 가지면 반은 먹고 들어간다. [호주에서의 짧은 사색. 2]

 

 

3.7 일요일.

모든 워홀러들이 좋은 일자리를 구해서 넉넉한 생활을 하고 처음 계획했던 대로 호주에서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은 앞집 사는 형에 대해 이야기이다.

처음 호주에서 만난 한국인이 앞집 사는 형이었는데 당시 호주식 플러그가 없어서 전자제품을 하나도 쓰지 못하고 있는 우리에게 플러그를 선물해 준 고마운 형이다. 그 형은 호주에 온지 1년이 넘어서 세컨비자(Working holiday second visa)까지 받은 상태였는데 일자리에서 자꾸만 짤리고, 일자리가 잘 구해지지도 않고 해서 욱하는 마음에 한국행을 선택했다.

 

여기서 잠깐. 호주에 1년 있었으면 그래도 돈은 많이 모았겠지? 초기에 친구가 물어봤다.

“여기서 1년정도 있었으면 돈은 꽤 많이 모았겠네요?”

“못모았어요. 일 끝나면 일이 없어서 한 4개월 쉬고 그랬거든요.”

그래도 $2,000정도는 있다고 한다.

 

여기서 또 잠깐. 호주에 1년 있었으면 영어는 많이 배웠겠지?

애석하게도 흠,,,,

그 형의 외장하드에는 미드(미국 드라마)도 있었지만 한국 노래들, 게임도 많이 있었다. 영어공부를 위한 자료는 찾을 수가 없었다. 책으로 가져왔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어제 저녁엔 형을 위해 작은 파티를 했다. 맥주와 소시지로.

호주에 온지 1년이 다 되어가는 또 다른 친구가 물어본다.

“영어는 어떻게 공부해야 되지?”

“그냥 하면 되지 뭐~~.”

라고 대충 얼버무렸는데,

내가 영어를 원어민처럼 잘 하는 것도 아닐 뿐더러 내가 하는 공부방식이 그 사람에겐 맞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질문이 싫다.

질문 자체가 싫은 게 아니라 시간나면 게임하고 술 마시고, 자고, 놀면서 영어를 어떻게 해야 잘하는지 물어보면 할 말이 없다. 노는 시간 줄이고 공부 하면 되는데,,,

 

처음 만난 한국인 형인데 쓸쓸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걸 보니 마음이 이상하다. 한국 행 비행기 티켓이 $700 정도여서 더 싼 걸로 알아봐야겠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나는 이 형에게 아주 크게 실망을 했는데 이유는 이렇다.

 

“말레이시아 항공으로 발리에서 스탑오버(Stopover)를 할까? 발리 여자들이 죽인다는데. 발리에서 OOO 하고 가야지.ㅋㅋㅋ”

 

비행기 티켓 $700도 비싸서 더 싼 걸로 알아본다면서 경유지에서 헤프게 돈, 시간 낭비 할 생각부터 하고있다.

 

처음의 각오와 의지가 끝까지 간다면 좋을텐데...

 

초심. 긍정적인 생각. 이 두가지로 50%는 먹고 들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