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홀리데이의 목적. [호주에서의 짧은 사색 1.]

Posted by Hey,dude!
2011. 2. 7. 18:33 여행 Season 2/호주(Austr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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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홀리데이를 하는 사람들이 정말 가져야 할 것은 ‘목표’이다. 그 목표에 따라 호주에서의 생활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목표는 영어인가? 여행인가? 돈인가? 아니면 그 외의 것일 수도 있다. 두 마리, 세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려면 몸이 너무 피곤하지 않을까?

 

내 친구는 자신의 목표 달성 하나는 끝내주게 실행하고 있다. 영어를 한마디 못해도, 나를 따라다니면서 열심히 일한다. 토마토를 따며, 술도 안사고, 담배도 안사고. 자신의 전세자금 마련한다며 열심히 일한다. 신기한건, 친구가 호주에서 담배를 한번도 사지 않았는데 매일 담배를 피우고 있다는 것이다. 앞집 형이 주고, 같이 일하는 동료가 주고, 겁나게 운 좋은 사나이다.

 

하지만 영어를 하지 못해 받는 피해도 있다. 농장주의 아버지(이 사람은 적어도 60세 이상은 되보인다.)는 내 친구에게만 잔소리를 한다. 작은 것 하나 눈에 띄면 내 친구한테만 꼬투리를 잡는다. ‘박스에 토마토 너무 많이 담지 마라, 일 할때 자지 마라, 박스 떨어뜨리고 왜 줍지 않았냐, 녹색 토마토를 왜 땄냐, 토마토 살살 담아라 등등등.’ 프랑스 여자, 독일남자, 영국남자, 나, 내 친구. 다섯명이서 일을 하는데 항상 내 친구한테만 잔소리를 한다. 아마도 그건, 내 친구가 일을 꼼꼼하게 하지 않아서 일수도 있겠지만 영어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받을 수밖에 없는 서러움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는 집에와서 영어단어 한자 보지 않고 잠들 때 까지 노트북으로 게임을 하고 일본 드라마를 본다. 하지만 자신의 목적은 오로지 ‘돈’이기 때문에 내 생각에 친구는 지금 잘 하고 있다.

처음에는 외국인 얼굴만 봐도 고개를 돌리던 석이 약 2주의 시간이 지나자 good morning. see you tomorrow. bye 도하고 가끔은 몸짓으로 뭔가를 말하려고 하기도 한다. 앞으로 친구의 발전이 기대된다.

 

정작 문제는 나다. 나의 목적은 일단 2마리의 토끼를 잡는 것이다. 영어와 돈. 내가 왜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지 가만히 생각해보니,,, 모르겠다. 나중에 취직하기 위해서 하는 것도 아니고, 토익, 토플 고득점을 위한 것도 아니고,, 정말 모르겠다. 왜 하고있는지. 그냥 재미있어서 하고있긴 한데 뭘 위해서 하고있나,,, 아무리 생각해도 난 모르겠다.

내가 왜 돈을 벌어야 하는지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는 26살. 내 앞가림을 해야 할 나이이고, 대학도 1학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등록금을 벌어야 하고, 부모님께 제대로 된 선물 한번 한 적 없기 때문에 건강검진도 해드려야 하고, 먹고 살아야 하고,,,,

돈을 왜 벌어야되? 라는 간단한 질문조차도 제대로 답을 못하겠다.

 

 

영화를 보는 내 친구. 팬티는 입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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