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급을 받았다. 토마토 농장. [호주 워킹홀리데이]

Posted by Hey,dude!
2011. 2. 5. 18:24 여행 Season 2/호주(Austr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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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2일.

 

일을 하고 결산을 해 보았다. 시간당 17불씩. 77.25시간을 일하고 번 돈은 $1313.25. 일주일 만에 100만원이 넘는 돈을 벌었다. 이것에서 13%의 세금을 지불한다고 하면 1142.25불.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그러면 지금까지의 지출은? 퍼스(Perth) 공항에서부터 버스를 타고, 음식을 먹고, 또 버스를 타고, 음식을 먹고, 방값을 내고, 전부 다 따져보니 229.9불이다. 방값에 교통비, 식비 다 포함해서 229.9불이면 그리 많이 쓴 것이 아니다. 호주에 온 첫날밤은 히치하이킹을 한 곳에서 무전취식을 했고, 그 다음날부터는 주 $110씩 하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생활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도착하자마자 일자리를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내일은 이집 주인인 조이(Joy) 아주머니가 바비큐 파티를 하자고 한다. 기대된다. 정말.

 

그날 저녁. 8시 즈음 되니 앞집에 사는 형이 옥수수, 깻잎, 고추를 가지고 놀러왔다. 게다가 와인도 가져왔다. 함께 와인을 기울이며 오늘도 도란도란 밤이 깊어가도록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앞집에 사는 또 다른 형과 그 형의 여자친구가 왔다. 이유는, 라면을 끓여먹으려고 했는데 그 집주인이 가스를 차단했기 때문에. 집주인이 술이 취해 집에 들어와서 9시가 넘으면 요리를 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정말 매정하다.

그렇게 해서 내가 머무는 집에서 5명의 한국인이 한 테이블에 앉아 와인도 먹고 라면도 끓여먹게 되었다. 아직 한국을 떠난 지 보름도 되지 않았지만 이러한 분위기가 너무나 그리웠다. 이렇게 오늘 밤이 이렇게 계속 평안하게 흘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문제가 발생했다.

 

앞집 형이 외국인의 방을 열어본 것이다. 아무도 없는 줄 알고 열어봤는데 외국인은 그때문에 매우 화를 냈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그 외국인과 나는 노트북으로 파일도 공유하고 장난도 치며 놀았었는데 그 형의 실수 때문에 나의 처지가 난처해졌다. 사과하러 갔는데 그 외국인은 엄청 화가 난 상태였다.

 

“Fuck!! They're not living here, tell them get out of here. Fuck!"

 

외국인은 다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고 우리는 다시 테이블에 앉아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 형은 자신이 당한 인종차별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잔디밭에 앉아 공부를 하는데 외국인 십대들이 맥주 캔을 자신에게 던지며 조롱했던 일, 외국인들이 차를 타고 가면서 자신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내밀었던 일, 한국 여자가 지나가는데 외국인이 자신의 엉덩이를 까고 보여준 일 등. 내가 당해보진 않았지만 그런 일들이 정말 있긴 있나보다. 괜히 하는 이야기는 아니겠지.

내 친구도 자기가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한다. 나와 항상 같이 있었는데 언제 당한거지?

일이 늦게 끝나 장을 보지 못해 펍(Pub)으로 음식을 사러갔을 때의 일이다. 음식을 사고 있는데 한 외국인이 나에게 인사를 했다.

Hi, How are you? 나도 good, How are you? 하고 인사를 했다. 내 친구에게도 인사를 건넸는데 친구는 외국인이 이야기를 걸면 고개부터 돌린다. 내가 그 외국인에게 ‘이 친구는 영어를 못한다.’고 했더니 ‘그러면 네 친구가 Fuck은 알아듣니?’ 라고 해서 ‘그렇다.’고 하니 친구에게 장난으로 ‘Fuck you~! Fuck you~!’한다. 그 과정에서 외국인과 나는 서로가 장난인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서로 웃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였지만 친구는 다르게 생각했던 것이다.

인종차별.

여기에 대해서는 좀 더 생활해봐야 할 말이 많이 생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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