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치도 못한 싱가폴 경유. 그래서 하루 둘러봤다. -3-
오후 3시. 저절로 눈이 떠진다.
오랜만에 낮잠을 오랜시간 자서 그런지 머리가 무겁고 어질어질하다.
정신을 대충 차리고보니 비가 어느새 그쳐있다.
밖을 내다보니 후덥지근하면서 습하다.
하루의 싱가폴 여행.
언제 또 싱가폴에 와보겠나 싶어서 또 여기저기 돌아다닐 준비를 한다.
옷을 입고 나서는데 옷은 아직도 축축하다.
어쩔 수 있나,, 내 캐리어는 비행기 화물칸 어딘가에 있고,, 현재 가진 옷이 이것밖에 없는데.
그냥 젖은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갔다.
일회용 카메라도 잊지 않았다.
또 배가 너무고파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식당을 찾고있는데 어떤 여자가 나에게 웃음을 짓는다.
그래서 나도 고개를 끄덕였는데 그 여자가 하는 말.
25 dollars.
What?
25 dollars.
25 dollars what?
Hotel.
매춘부였다.
오후 3시밖에 되지 않았는데 밖에서 버젓이 헐,,,
그 앞에는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식사를 하고있다.
No, no.
라고 하고 길을 계속 걷다가 이번에도 아주 먹음직스럽게 생긴 사진을 가진 메뉴판을 걸어놓은 가게를 발견.
사진이 아주 기똥차다. 먹으면 진짜 입에서 녹을것만 같다.
돼지갈비요리가 $5불밖에 하지 않길래 아주 행복한 마음으로 주문을 했다.
종업원이 음식을 가져다주었는데 사진과는 같은점이 하나도 없다.
싱가폴에서 음식 사진에 두번이나 낚였다.
게다가 아주 느끼했다.
그래도 배가 너무 고팠기 때문에 싹싹 긁어먹었다.
밥풀 하나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먹었다.
이곳엔 사원들이 참 많다. 혹은, 기도원? 여기저기 기도를 할 수 있는 장소가 굉장히 많다.
앞에는 등이 켜있고, 향도 피어오른다.
그리고 또 하나 놀란점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고 차들도 많이 다니는 거리에서 버젓이 쓰레기를 태운다.
쓰레기를 다 태우고난 후 양동이로 물을 뿌려 재를 식히는데 그 과정에서 재가 사방에 날린다.
뭐 이런곳이 다 있나 싶었는데, 마침 때가 나라 전체가 제사를 하는 뭐 그런 날이란다.
자동차 모양, 핸드백모양, 집 모양 등의 종이들을 태우면 하늘에 계시는 조상들이 그 자동차도 갖게 되고, 핸드백도 갖게되고,, 부유하게 산다는,, 한마디로 세상의 물건들을 하늘로 배달하는 뭐 그런 뜻이 있다고 한다.
흥미롭군.
어쨋든,
이곳엔 사원들이 참 많다. 기도를 많이 하는가보다.
내가 머물고 있는 곳도 창문을 열면 사원이 3개나 있다.
여기저기 사진을 찍고 호텔 근처에 도착.
누구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할까,, 하며 두리번 거리는데 인도풍의 옷을 입은 여자와 눈을 마주쳤다.
난 그여자에게 사진기를 주며
can you take a picture of me, please?
“저 사진 한방만 찍어주세요.”
이러는데 여자는 영어를 하지 못한다. 그래서
“photo. Photo.”
하니 자신이 셀카를 찍으려고 한다.
no no no.. Not you, Me..
“아니 거기 말고 날 찍어주세요.”
그제서야 나에게 사진기 포커스를 맞추고 셔터를 누른다.
가려고하는데 한방 더 찍어준다고 포즈를 잡으란다.
그래서 한방 더 찍고
가려고 하는데
프렌드 프렌드 뭐라고 막 그런다.
무슨말인가…. 하고 듣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오더니 그여자를 데리고 어디로 간다.
'아.. 자기 남자친구가 온다는 말이었구나. '
라고 생각하고 난 호텔로 들어갔다.
그새 비로 흠뻑 젖은 옷이 다 말랐다.
날이 더워 샤워를 한번 더 하고 나왔는데 아까 그 사진을 찍어준 여자가 그자리에 똑같이 서있다.
매춘부였다.
저녁. 피자를 시켜먹었다. 피자를 먹고나서 바람이나 쐬려고 밖으로 나갔다.
호텔 창문만 열면 보이는 사원 3개는 사원이 아니었다.
사창가였다.
뭐 이래?
호텔 근방 50미터가 전부 사창가였다.
호텔이 한마디로 사창가에 둘러쌓여 있었다.
다음날 새벽 5시 기상.
아침 8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기위해 졸린 눈으로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샤워를 하고 체크아웃을 했다.
호텔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니 길거리엔 온통 남자들로 가득하다. 매춘부들도 몇몇 있다.
살기가 느껴진다.
불그스레한 눈으로 몇명의 남자들이 날 본다.
좀 섬뜩하다.
아직도 어두컴컴하고 그쪽은 사람들이 뗴로 있고,
나는 여행자처럼 가방을 메고 카메라도 들고있고,,,
혹시 나에게 나쁜짓이라도 할라고 하나,,, 이런 생각을 하는데 마침 내 옆으로 택시가 지나간다.
그래서 택시를 바로 잡아타고 공항으로.
지금 하늘에서 비행기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원래는 어제 한국에 도착해서 할아버지를 찾아뵈었어야 했는데 바보처럼 비행기 시간표를 잘못봐서 이제야 한국으로 날아가고있다.
오랜만에 가보는 한국.
한국 사람인지라 한국이 많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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